① 어느덧 6년이나 된 넥쏘
데뷔한지 6년 차, 풀체인지 없이 1세대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는 차가 있다. 바로 넥쏘다. 이 차는 지난 2018년 현대차가 출시한 수소 전기차다. 넥쏘의 선방 덕분에 현대차는 2022년 한 해 동안 글로벌에서 전년 대비 21.2% 늘어난 1만 1,179대를 판매하며 4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크게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업계에선 신형 교체가 계속 늦춰지자 신형 넥쏘 개발 포기설이나 단종설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여기에 현대차가 신형 넥쏘의 세부 출시 일정을 오랫동안 발표하지 않아 시장의 궁금증도 커졌다.
② 넥쏘 선방, 안심 못 하는 이유
사실 넥쏘의 선방을 마냥 안심하고 지켜볼 수는 없다. 이유는 넥쏘 글로벌 판매 량 중 90% 이상이 한국시장에서 소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토요타가 맹추격을 나서고 있고 BMW 등 주요 업체들까지 수소차 투자와 개발 의지를 적극 나타내고 있어 알각에선 조만간 현대차의 독주가 저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실제로 도요타는 2세대 미라이로 넥쏘를 거세게 추격하면서 수소엔진차인 코롤라 크로스 H2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코롤라 크로스 H2의 상용화 과정은 40%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다. BMW는 한동안 먹구름이 꼈던 ‘iX5 하이드로젠’에 조금씩 수면 위로 꺼내고 있다. 최근엔 프로토타입(시제품)을 글로벌 시장과 국내에 공개했다. 그러면서 2030년 이전까지 양산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별 맞춤형 판매 전략과 신시장 개척을 병행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글로벌 수소차 시장 점유율을 다른 완성차 업체에 내줄 수 있다”고 말했다.
③ 2025년, 후속 나온다?
매년 넥쏘 후속의 필요성이 언급되던 중, 올해 들어 뜻밖의 소식 두 가지가 들려왔다. 첫 번째는 지난 6월 열린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2차 총회에서 있었다. 이 행사에 참여한 정의선 회장이 넥쏘 후속을 언급한 것이다. 정회장은 “앞으로 수소 트럭을 계속 출시하고 올해 북미에 수소 트랙터를 공개한 뒤 넥쏘 후속도 2025년 내놓을 예정”이라고 했다.
두 번째는 낯선 프로젝트 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FE PE’란 프로젝트명으로 넥쏘 수소전기차 부분 변경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좀 더 구체적인 계획도 있었는데 올해 3분기 양산차 개발을 위한 첫 프로토타입 모델을 내놓고, 성능 시험을 거쳐 내년 4분기 본격 대량 생산에 나서는 일정이다.
④ 회장님이 나서도 물음표인 이유
회장이 직접 후속 개발을 언급했지만, 일각에선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이유는 뭘까? 답은 현대차그룹에 놓인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3세대 연료전지시스템 개발에 난항을 겪으면서 양산 시점이 2027년으로 미뤄졌다.
이에 따라 넥쏘 후속 모델 출시 시점도 지금껏 연기됐다. 그런 와중에 기술개발과 사업 부문으로 이원화했던 수소연료전지사업부를 지난해 수소연료전지개발센터로 다시 일원화했다. 이 과정에서 고위 관계자들이 연이어 물러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업계에선 3세대 연료전지시스템 개발 지연과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기준 넥쏘의 판매가격은 세제혜택 적용 후 기준 6,950만원이다. 올해 서울시 기준 보조금 3,250만 원(국비 2,250만원, 지자체 1,000만원)을 감안하면 실제 고객 구매가격은 3,700만 원으로 낮아진다. 글로벌 시장에서 선방하고 있는 넥쏘, 하지만 성적표 곳곳에 드리워진 그림자로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다. 과연 정의선 회장의 언급대로 정말 현대차는 넦쏘의 후속을 2025년에 내놓고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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