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어쩔 수 없이 샀어” 포터2와 봉고3를 살 수밖에 없는 이유

① 포터2, 봉고3 잘 팔릴 수 밖에 없는 이유

2022년 포터2는 약 9만 2천 대, 봉고3는 약 6만 7천 대나 팔렸다. 이 두 차량은 현대기아차 통합 1위를 차지했으며, 합치면 16만 대의 소형 1톤 트럭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그랜저, 쏘렌토, 카니발, G80 등 승용 모델보다 많이 팔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1월부터 4월 판매량을 기준으로 봤을 땐 포터2가 2위, 봉고3가 4위를 차지했다. 참고로 그랜저가 4만대 가까이 판매되며 1위이고, 영원한 베스트셀러 카니발이 3위다. 

포터2와 봉고3 같은 1톤 화물트럭은 용달, 자재 운송, 푸드트럭 등 수 없이 많은 업종에 활용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연 평균 주행거리가 상당히 긴데, 무리한 운행이 계속되고 유지보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타 모델에 비해 수명이 매우 짧다. 관리의 부재와 긴 주행거리가 문제라는 의미인데 결국 운용 환경이 제조사에서 이야기하는 ‘가혹환경’에 혹하기 때문에 신차 교체주기가 짧다고 볼 수 있다.

② 경제 상황과 ‘포터지수’

한편 1톤 트럭의 판매량을 견인하는 원인 중 하나로 늘 빠듯한 경제 상황이 지목되고있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포터지수’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경기불황을 설명하는데, 이 지수가 높아질수록 경기 불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경제 위기가 발생하면 모든 산업 직군의 사정이 어려워져, 소형 상용차의 수요가 증가하게된다. 이때 택배, 물류 운송, 푸드트럭 등 상용차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업종이 빠르게 늘어난다. 2023년은 전쟁 및 주요 국가의 자국 우선주의가 겹치면서 국내 경기불황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 경우 1톤 트럭의 판매량이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③ 캠핑카 개조와 라이프스타일 변화

사정은 어렵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1톤 트럭을 여가용으로 운용하기도 한다. 튜닝 규정 완화에 따른 캠핑카 개조 활성화가 이루어지면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꾀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가 아닌 이상 공조기능 마저 이용에 제약이 발생한다. 정차 상태에서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힐링을 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원하게 되었고, 그 결과 1톤 트럭 개조로 캠핑카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런 변화 덕분에 캠핑과 관련된 전시회에 각종 캠핑카가 등장했으며, 현대차에서도 포터2 기반 포레스트 캠핑카를 출시한 바 있다.

④ 폭발적으로 늘어난 전기트럭

포터2 일렉트릭이나 봉고3 EV 같은 전기 상용차는 도심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다. 한때 전기 상용차는 국고보조금 1400만원에 지자체 지원금을 합해 2천만원 이상 할인 받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전기트럭 구매 가격이 내연기관 차량 수준으로 내려갔다. 심지어 전기차 보급 활성화를 위해 영업용 번호판까지 지급한 적이 있어, 지금은 도로 위에서 자주 보이는 수준이 됐다.

전기 트럭은 주행거리가 짧긴 하지만 도심에서 운용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소음이 없이 매끄러운 주행이 가능하다. 그래서 차량 운전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에게 스트레스 경감에 큰 도움이 된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다만 짧은 주행거리와 영업을 위한 긴 운전시간이 겹치면서 전국 곳곳의 전기차 충전소를 모두 차지해, 일반 승용 전기차 차주들과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내용을 종합하면 트럭은 경기불황의 여파로 생존을 위해 판매량이 상승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소수 이지만 캠핑 등 레저용으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어 갑작스런 변화가 없는 한 1톤 트럭은 아주 오랫동안 판매량 최상위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