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현대차 노조 2,400억원 성과급 요구
현대차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31일 현대차 노조 사내 소식지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각종 수당 인상 및 현실화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무엇보다 노조가 올해 요구한 성과급은 2조4000억원에 달한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그야말로 역대급 실적을 냈다. 판매량 글로벌 3위에 올랐고 사상 최대 매출에 영업이익률도 여타 대형 제조사들을 압도했다. 지난해 현대차 순이익은 7조9836억원인데, 노조가 요구하는 2조4천억원은 3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전체 직원 수(약 7만명)를 감안하면 1인당 약 3400만원을 받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에도 회사 순이익의 30%를 요구한 바 있지만 당시에는 월급의 ‘300%+550만원’으로 합의가 이뤄졌었다. 현대차의 호실적에 따라 임금과 성과급 역시 올려서 받아야 마땅하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참고로 사무직을 아우르는 현대차 평균 연봉은 2021년 기준 960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최근 국내 생산직 연봉 수준이 공개된 적은 없으나, 근무 시간에 따라 생산직 평균 연봉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2016년 공개된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직 평균 연봉은 9만400달러(약 1억1888만원) 정도였다.
② 현대차 노사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
현대차가 직원들의 노고 덕분에 웃을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노조에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 역시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때의 호실적을 두고 보너스 잔치를 벌이는 것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현대차가 아무리 전기차 시장에서 잘나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언제까지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지 미지수이며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전동화 과도기 속에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장기적 관점으로 봤을 때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7년 24일간 파업했던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무분규로 협상을 타결하며 노사의 원만한 분위기를 이어왔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을 두고 올해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성과급 이외에도 노조는 현재 만 60세의 정년을 만 65세까지 5년 늘리는 것을 제시했는데, 고용 연장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더불어 고용 유연성도 크게 저하될 수 있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이 같은 조건이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③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
오는 10일께 본격적으로 돌입하는 현대차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단순히 기업 개별 노사 문제를 넘어서 유사 생산직 기업 노사 간 협상의 ‘바로미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국내 최대 제조 기업 중 하나인 만큼 그 영향력이 큰 것이다. 노조는 요구안 쟁취를 위해 파업 등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현대차 노조의 요구가 만만치 않은 상황 속에서 올해 노사의 협상에 업계의 시각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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