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어떻게 해, 그냥 피해” 차량 위 인형, 신고해도 소용없는 이유

① 차량 위 인형, 귀엽긴 하지만…

운전을 하다 보면 인형을 부착한 차량을 종종 볼 때가 있다. 그런데 이 인형 부착물을 두고 몇몇 운전자들 사이에서 집중을 분산시켜 사고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한 사례를 살펴보면 ‘고속도로에서 동물이 갑자기 튀어나온 줄 알고 깜짝 놀랐는데 자세히 보니 인형이었다’며 인형 부착물의 위험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만약 인형이 고속 주행 중 떨어져 자칫 뒤 차와 충돌하거나, 이를 보고 놀란 운전자가 급히 핸들을 조작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그렇다면 이를 대비해 불법 부착물로 신고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자. 

②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이유는?

후방 범퍼나 트렁크에 접착제를 통해 부착되는 인형과 같은 차량 액세서리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접착력을 잃고 떨어지기 쉽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명확한 법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즉 인형 부착은 구조물 변경에 해당하지 않고 다른 운전자의 안전운전을 현저히 방해한다고 보기도 어럽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라는 뜻이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선 불법 부착물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경찰관서에서 사용하는 무전기와 동일한 주파수의 무전기 △긴급자동차가 아닌 자동차에 부착된 경광등, 사이렌 또는 비상등 △안전운전에 현저히 장애가 될 정도의 장치다.  따라서 법적으로도 인형은 불법 부착물에 해당되지 않는다. ‘초보운전’이 쓰여있는 각종 스티커도 마찬가지다. 

③ 이렇게 부착하면 불법이 됩니다

자동차의 번호판은 모든 방향에서 인식이 가능해야 한다. 그런데 만약 인형이 번호판이 가려질 정도로 부착되었다면 이는 자동차 관리법 위반으로 과태료 대상이 된다. 적발 시 ‘자동차관리법’ 제10조 제5항의 번호판 가림 금지 위반(과태료 50만 원) 및 제29조의 자동차 안전기준 위반(과태료 3만원)에 해당된다. 참고로 번호판 여백에 스티커 등을 붙여 번호인식이 가능할 경우라도 관공서의 원상복구 명령서에 따르지 않을 시 이 또한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이 밖에 임의로 LED 장치 등을 부착하는 행위 역시 불법이다. 이 행위는 ‘자동차관리법’ 제29조 및 ‘자동차규칙’ 제47조 ‘그 밖의 등화의 제한’ 규정 위반에 해당되어 과태료를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자동차 규칙으로 규정된 등화 외에 차량에 조명을 추가하려면 튜닝 승인을 받아야 한다.

끝으로 기존 등화의 색상·밝기·모양 등이 변경되는 스티커나 필름, 인형 등을 부착하는 것도 금지되며 교통단속용 자동차 등과 유사하거나 혐오감을 주는 도색이나 표지 역시 불법이다.  여기엔 욕설이 쓰여있거나 음란한 행위를 묘사하는 등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는 그림 또는 문자도 포함된다.  

④ 반드시 필요해 한 규정

루프박스나 캐리어 등은 공식 인증 기관의 테스트를 거쳐 부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인형이나 스티커는 그렇지 않다. 안전과 직결될 수 있는 외부 부착물에 대한 명확한 안전 규정이 필요해 보인다. 

일각에선 부착불들이 떨어질 위험이 거의 없고, 낙하하더라도 딱딱한 물체가 아니기 때문에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세상에 100%는 없는 법이기에 명확한 규정이 도입되어야 할 때다. 

어느날 갑자기 붙여놓은 부착물이 떨어졌다면, 상대방 운전자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급제동 및 급선회를 유도하기에 충분히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부착 강도가 제품마다 모두 다르고, 온전히 부착될 수 있는 기간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는 차원에서 관리 규정이 하루빨리 확립될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