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흔해져서 잘 모르는 차음유리
이중접합 차음유리, 아는 사람만 아는 자동차 옵션이다. 소음 저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엔 국산 플래그십 모델이나 수입차에서만 보던 귀한 사양이었으나, 요즘은 너무 흔하다. 소형 SUV 라인업까지 기본 사양으로 탑재되기도 한다. 이런 와중에 이중접합 차음유리가 정말 효과가 있는지 갑론을박이 펼쳐진다.
실제론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혹시 제조사의 상술에 불과한 것일까?
차음 기능만 있는 건 아니다
이중접합 차음유리란, 유리 두 개를 덧 댄 이중 창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중접합유리가 적용된 부위에는 접합 유리 관련 문구가 포함된다. 단, 한글이 아닌 영문이다. 단, 브랜드에 따라 표기를 생략하거나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Laminated, 라미네이티드 : 접합유리
▶Acoustic Laminated, 어쿠스틱 라미네이티드 : 차음기능이 적용된 접합유리
▶Tempered, 템퍼드 : 강화유리
요즘 차에는 강화유리가 폭넓게 적용 된다. 교통사고 발생 시 파편에 의한 치명적인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강화유리는 모래알처럼 잘게 부서지는 특징이 있어, 일반 유리 대비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안전 때문에 사용하는 접합유리
접합유리는 주로 차 앞유리(윈드실드)에 사용된다. 강화유리 대신 접합유리를 사용한 이유는 안전 때문이다. 유리 파손 시 파편이 날아가지 않도록 ‘비산 방지 필름’이 포함되어 있다. 사고 시 파편이 운전자에게 날아들 위험을 예방한다.
참고로, 윈드실드용 접합 유리에는 PVB(Poly Vinyl Butyrate, 폴리비닐부티랄)이라는 필름을 부착한다. 접착력이 강하고 두 장의 앞유리 사이에 끼워 넣는다. 이 과정을 반복해 두껍게 구성하면 방탄유리를 만들 수 있다.
소음 저감에도 효과적인 접합유리
요즘은 앞유리 뿐만 아니라 1열/2열 측면, 후방까지 모두 접합 유리를 적용하는 사례도 흔하다. 국산차 중에선 그랜저가 대표적이다. 이는 안전 뿐만 아니라 소음 저감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를 위해 적용된 접합유리는 특별히 ‘이중접합 차음유리, 차음 접합유리’라 부른다.
기본 원리는 접합유리와 똑같다. 두 겹의 유리와 그 사이의 필름 덕분에 소음을 걸러낸다. 그렇다면 얼마나 소음이 줄어들까? 여러 연구에 따르면, 소음이 줄었다고 체감할 수 있는 감소폭은 불과 2~3dB(데시벨)이다. 5 데시벨만 돼도 전보다 더 조용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과거 현대차에서 진행한 소음 저감 테스트 자료를 살펴보면, 놀라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 교통안전공단 인증, 소음측정장비 사용) 올림픽 대로에서 1열에만 이중접합 차음유리가 부착된 쏘나타(DN8 하이브리드)로 테스트한 결과, 외부 소음은 86 데시벨, 2열 소음은 63.6 데시벨로 측정 됐다.
한편 이중접합 차음유리가 적용된 1열은 56.5 데시벨을 기록했다. 2열은 소음을 낮출 요소로 일반 유리창과 도어 트림이 전부다. 1열도 비슷한 구성이지만 이중접합 차음유리 덕분에 데시벨 감소폭이 컸다.
쉽게 표현하면, 바깥은 공장의 시끄러운 소음, 2열은 평범한 대화, 1열은 조용한 사무실과 동급이다.
고속주행 중 풍절음도 해결
이중접합 차음유리는 고속 주행 중에도 풍절음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풍절음은 500Hz∼5,000 Hz(헤르츠)의 주파수 영역에 분포되어 있다. 특히 주파수가 올라갈 수록 불쾌함을 느끼기 쉬운데, 이중접합 차음유리는 대략 2000~4000 Hz 사이의 주파수를 억제한다. 덕분에 해당 영역의 소리는 데시벨을 큰 폭으로 낮춘다.
요즘은 이중접합 차음유리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프리미엄 급 이상 차량에는 소음 차단을 위해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적용한다. 특정 주파수 영역대만 상쇄하는 기초적인 기능 대신 실시간으로 모든 소리에 대응하는 수준이다.
이외에도 타이어 종류, 흡차음재 분포 등 여러 요소가 소음 저감에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이런 부분까지 파악하기엔 일반 소비자 입장에선 매우 피곤할 것이다. 만약 신차 구매를 고민중이라면 이중접합 차음유리가 어디까지 적용됐는지, 혹시 추가 옵션 혹은 상위 트림 선택시 확대 적용되는지를 우선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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