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탔더니 앞 유리에 화면이 뜬다
기술의 혁신은 자동차 주행을 더욱 편리하게 만든다. 이제 운전자는 초점을 번갈아 가며 먼 곳과 가까운 곳을 번갈아 볼 필요가 없게 되었다. 이는 홀로그램 AR(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의 등장 덕분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홀로그램 AR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소개하며 신기술에 따른 변화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이 장치는 앞 유리에 주행속도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표시하여 운전자가 한눈에 볼 수 있게 한다. 원래 차량용 HUD는 운전자 시선 바로 앞에 기본 주행 정보를 표시하는 수준이다. 수치 상 초점 거리를 운전자의 2∼3m 앞으로 설정 돼 있다. 반면 홀로그램 AR HUD는 다르다. 자동차 전방에 존재하는 사물에 HUD를 입힐 수 있게 됐다. 이런 변화는 운전자가 보기에 훨씬 편리하다.
참고로 이 신기술은 2020년 현대모비스가 영국의 홀로그램 스타트업, ‘엔비직스’에 2500만 달러를 투자한 결과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6K 급 롤러블 디스플레이
한편 현대모비스는 차 안에서도 또렷한 화면을 볼 수 있는 ‘스위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스위블 디스플레이는 버튼을 누르면 무려 34인치달하는 ‘커브드’ 화면이 위아래로 움직인다. 해상도는 1K를 아득히 뛰어넘는다. 초고해상도인 6K급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됐다.
스위블 디스플레이의 장점은 공간 활용도다. 이 디스플레이는 ‘롤러블’ 디스플레이라 부른다. 화면을 종이처럼 돌돌 말 수 있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 한다. 사실 이 디스플레이 패널은 현대모비스 자체 개발품은 아니다. LG 디스플레이의 대표 제품을 차량용으로 이식한 결과물인 것이다. 스위블 디스플레이는 차량 전장파츠 중에선 상당히 하이테크에 속한다. 덕분에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소비자가전박람회(CES)에서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미래를 위한 노력, 디스플레이 활용도 증가
현대모비스가 디스플레이와 관련된 기술에 투자를 하는 이유는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장에서 디스플레이 활용도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클러스터를 비롯해 내비게이션에 디스플레이가 적용 돼, 이제는 없어선 안 될 핵심 파츠가 됐다. 특히 아날로그 버튼으로 세분화 되어 있던 편의 기능은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통합 됐다. 현대모비스는 차량 내에서 다양한 미디어와 소프트웨어를 소비하려는 수요가 계속 커질 것이라는 예측을 바탕으로 관련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 나갈 전망이다.
현대모비스의 이러한 움직임은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규모는 2023년 90억 달러에서 2027년 140억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돈 11조 7천억에서 18조 2천억원 규모가 되는 것이다. 천문학적 액수의 시장에 압도적 점유율을 달성하면 기업 차원에서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모든 것은 자율주행과 연결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콘텐츠를 출력한다. 애당초 이 목적 외 다른 용도로 활용되는 일은 거의 없다. 자동차 실내 곳곳이 디스플레이로 도배되는 것은 결국 자율주행 때문이다. 아직 ‘자율주행’이라 부를 만한 기술이 상용화 되지는 않았다. 그나마 제한 된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운용할 뿐이다. 하지만 기하급수적인 기술의 발전 덕분에 자율주행 상용화 시기가 빠르게 앞당겨지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자율주행이 보편화 되면, ‘운전자’의 개념은 희미해지고, 탑승자만 남을 뿐이다. 지금은 스마트기기를 직접 보지만, 나중에는 차량에 비치된 수 많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대량의 콘텐츠를 소비할 것이다. 또, 주행과 관련된 정보 역시 함께 노출 돼 운행상황도 함께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미래를 대비하려면 지금밖에 없다. 나중에 준비하려고 하면 이미 여러 기업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진입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과연 현대모비스는 시연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고 업계 내에서 기술적 리드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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