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화두로 떠오른 ‘자동차 소프트웨어’
요즘 자동차 업계에서 화두는 ‘소프트웨어’다. ’SDV(소프트웨어 기반 차량)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들의 차량에 최첨단 소프트웨어를 너도나도 탑재하고 있다. 이렇게 경쟁적으로 제조사들이 SDV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자동차 산업이 자연스레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요즘 출시되는 차들은 ‘바퀴 달린 컴퓨터’가 되면서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자동차의 가치를 결정하는 시대가 됐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성능 개선이나 리콜 수리까지 가능해 비용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고, 주행 환경과 안전, 보안 역시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보안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일부 차종을 대상으로 한 절도 범죄, 일명 ‘기아 보이즈’ 챌린지가 미국 전역에서 유행하면서 경각심이 올라가기도 했다.
② 자동차 생체 인식 기술, 근황은?
자동차에서 생체 인식 기술이 쓰이는 것은 보안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주행에 있어 여러 조건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일례로 스마트워치의 심박수 측정과 마찬가지로, 자동차에서도 생체신호를 활용해 운전 중 졸음운전이나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할 수도 있다. 이처럼 차량 운전 시 건강 상태를 측정하고 예방할 수 있는 차량용 헬스케어 기술은 안전 운전과 탑승객의 건강을 지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관련 시장은 심박수 측정이나 동공 추적 등의 생체신호를 인식하는 기술들이 대부분이지만, 응용 기술들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급 부상 중인 기술로는 ‘인 캐빈(In-Cabin)’이 있는데, 완전 자율주행 단계에 이르게 되면 차량 외부 환경 인지뿐만 아니라 탑승객을 위한 각종 헬스케어와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등장할 전망이다.
앞서 언급한 차량용 헬스케어 기술을 위해 최근 자동차에는 카메라, 초음파, 레이더 센서 등 첨단 센서 기술이 탑재되어 있다.그 결과 차량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 환경까지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일부 고급 차량에서는 최신 기술을 활용한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이 탑재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운전자의 시선이나 눈꺼풀 움직임을 감지해 주행 중에 일정 시간 이상 전방을 주시하지 않거나 졸음운전을 의심될 때, 경고 메시지와 함께 경고음을 울려준다. 또한, 장시간 운전할 경우 휴식을 취하도록 자동으로 메시지가 보내지거나 마사지 시트가 작동되기도 한다.
또한, 레이더 기반의 영유아 뒷좌석 탑승 감지 시스템인 ROA(Rear Occupant Alert)이 탑재되어 있어 차량 시동을 끄고 내릴 때, 차량에 어린이나 유아 등이 남아 있는지를 감지한다. 이 때 감지가 됐을 경우 클러스터 경고 메시지와 경고음을 통해 우선적으로 알려준다. 그런데 만약 운전자가 1차 알림을 인지 못하고 하차하면, 차량은 비상등을 켜고 경보음을 울려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동시에 문자 메시지까지 발송된다.
참고로 업계에 따르면 여기에 사용되는 레이더 센서는 뒷좌석 탑승자의 큰 움직임뿐만 아니라 호흡에 의한 흉부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다. 따라서, 어린이는 물론 잠들어 있는 유아가 남아 있어도 운전자에게 알려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안전벨트 미착용 알림, 운전자 바이탈 사인 모니터링, 탑승자와 차량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 조명 제어, 제스처 감지 등의 기능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탑승객 모두의 안전을 보다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다.
③ 해킹 위험도 빼놓을 수 없어
첨단 기술은 우리에게 편리하고 안락한 환경을 제공한다. 동시에 해킹에 대한 위험성도 함께 존재한다. 특히 ‘자동차’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은 부각된다. 해킹 당한 자동차를 원격으로 조작하거나 생체 정보, 위치 정보 등을 추적해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자율주행 시스템을 해킹해 브레이크나 가속 페달 등을 원격 조정하게 되면, 심각한 피해를 낳는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 열린 한 해킹대회에서 테슬라 모델3의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단 2분 만에 해킹된 적이 있다. 이는 소프트웨어 모빌리티의 취약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이 대회에서 한 보안업체는 차량 인포테인먼트와 게이트웨이 네트워크로 나눠진 시스템을 모두 탈취하고 컨트롤하는 것에 성공하기까지 했다. 참고로 여기서 게이트웨이는 차량과 홈 그리드 시스템인 테슬라 파워월을 연결하는 에너지 관리 인터페이스로, 이 시스템에 침투하게 되면 차량 문과 전면 후드 등을 개방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하위 시스템들에 대한 루트 권한까지 얻어낼 수 있었다.
주목되는 점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해킹을 통해 실제 차량 제어와 연결되는 영역까지 침입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해커가 취약점을 악용해 침입에 성공할 경우 차량의 앱은 물론 차량 내 다양한 장치의 제어권을 획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점차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전자제어 장치의 비중이 증가하는 자동차 시장에 경종을 울린 사례로 남았다.
소프트웨어 해킹은 앞으로 더욱 기술이 고도화될 것이다. 먼 미래 얘기이긴 하지만 양자컴퓨터 시대가 도래하면 해킹을 막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기반의 미래 모빌리티는 가장 발전된 기술이면서 동시에 가장 취약한 물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제조사와 소비자 모두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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