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비슷한 시기 나온 신형 SUV 2종
지난 17일, 신형 쏘렌토까지 출시됐다. 이로써 국내 인기 중형 SUV 2종이 모두 신형으로 교체됐다. 여기서 한 가지 의아한 게 있는데 바로 출시 시기다. 동급의 두 차량이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는 건 상당히 드문 경우다.
보통 업계에선 이같은 상황이면, ‘판매 간섭’을 피하기 위해 일정한 시간차를 두고 출시하곤 했다. 그런데 기아와 현대차는 아랑곳하지 않고 비슷한 시기 각자 쏘렌토와 싼타페를 출시했다. 그렇다면 이 두 모델을 주요 항목별로 비교해 보면 어떨까? 함께 살펴보자.
② 페리와 풀체인지, 차이나는 인상폭
가격은 시작가 기준으로 쏘렌토가 싼타페보다 40만원 저렴하다. 이는 기존에도 싼타페가 비쌌는데, 이번에 나온 모델은 페이스리프트여서 풀체인지인 싼타페보다 가격 인상폭이 적었다.
실제 가격을 살펴보면, 쏘렌토 상품성 개선 모델 가격은 ▲2.5 가솔린 터보 3506만~4193만원 ▲2.2 디젤 3679만~4366만 원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4WD 4161만~4831만 원, ▲하이브리드 2WD 모델은 친환경차 세제혜택 후 기준 3786만~4455만 원이다.
디 올 뉴 싼타페의 판매가격은 가솔린 2.5 터보 모델 ▲익스클루시브 3,546만 원 ▲프레스티지 3,794만 원 ▲캘리그래피 4,373만 원이며, 1.6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 ▲익스클루시브 4,031만 원 ▲프레스티지 4,279만 원 ▲캘리그래피 4,764만 원이다. (※ 개별소비세 5% 기준, 하이브리드 모델은 세제혜택 적용 전 가격으로, 환경 친화적 자동차 고시 완료 시점 이후 가격 공개 예정)
한편, 싼타페 가격을 놓고 일각에선 풀체인지인데다 상품성이 향상된 점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적게 인상됐다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신형 싼타페는 기본 모델인 익스클루시브는 시작가 기준으로 269만 원, 프레스티지는 290만 원, 캘리그래피는 336만 원 정도 인상됐다. 다만 하이브리드 4WD 캘리그래피 예상 시작가가 시작가가 5000만 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알려져, 한동안 가격 놓고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는 상태다.
③ 명확하게 나뉜 디자인 차이
쏘렌토와 싼타페의 흥행여부를 판가름할 요인은 디자인이다. 현대차그룹이 동급 차종에서 플랫폼, 파워트레인 그리고 이외 상당 부분의 부품을 공유하는 특성을 고려하면 디자인이 차이를 확실하게 비교할 수 있는 요소라 할수 있다.
쏘렌토는 싼타페가 풀체인지로 비운 도심 SUV 이미지까지 흡수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쏘렌토는 싼타페에 비해 그동안 터프한 이미지를 지향해 왔다. 그 결과 최신 세대인 4세대 쏘렌토는 이전보다 직선과 직각을 많이 사용한 디자인을 택했고, 이는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먹혀들었다. 이번 디자인 변경에 대해 일각에선 터프한 이미지가 많이 옅어졌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전 모델보다 후드의 굴곡에 곡선이 많이 들어갔다. 큼지막했던 헤드램프도 좌우 끝에 얇게 세로형으로 들어갔다. 여기에 주간주행등이 ‘ㄱ’자 형태로 모서리를 채우면서 인상이 샤프해졌다. 도심에 잘 어울리는 세련미 돋보이는 건 인정할만 하지만, 많은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오프로드로 몰고 나가기엔 머뭇거려질 인상이다.
싼타페(5세대)는 어떨까? 기존 4세대는 도심형 SUV 이미지가 강했다. 전면부만 해도 정통 오프로드 SUV와는 동떨어진, 기교가 많이 들어간 디자인이었다. 하지만 5세대 바뀌면서 곡선을 모두 깎아내고 직선과 직각을 앞세워 터프한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지프나 랜드로버 같은 정통 오프로드 브랜드에서 선호하는, 크고 작은 두 개의 박스를 붙여 놓은 듯한 ‘투 박스(2Box)’ 디자인이 핵심 중 하나다.
뿐만 아니라 신형 싼타페는 버리는 공간이 대거 사라지면서 공간 활용도가 좋아졌다. 여기에 기존보다 차체 크기를 키워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공간을 확보했고, 박스형 차체에서만 가능한 대형 테일게이트까지 달아 실내를 테라스같이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한편 실내 공간에선 신형 싼타페가 유리할 수 있겠다. 차체 크기는 엇비슷하지만, 싼타페는 수직으로 뚝 떨어지는 후면 디자인 영향으로 실내 디자인을 넓게 확보했다. 이는 차박(차에서 숙박) 등 아웃도어 활동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또 싼타페는 기어노브(기어를 바꾸는 손잡이)를 운전대 부근으로 옮겨 센터 콘솔 활용도를 높였다. 실제로 이곳엔 스마트폰 2대를 동시 충전할 수 있게 했다. 반면 쏘렌토는 센터 콘솔에 다이얼 방식의 전자식 변속기가 자리하고 있다.
④ 구성만 다른 파워트레인
쏘렌토와 싼타페는 파워트레인을 공유한다. 차이점이라 한다면 구성이 있겠다. 쏘렌토 상품성 개선 모델은 ▲2.5 가솔린 터보 ▲2.2 디젤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등 3가지 파워트레인로 나온다. 이와 달리 신형 싼타페는 디젤 모델을 제외하고 ▲2.5 가솔린 터보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2종만 판매된다.
부분변경과 풀체인지, 당연히 변화가 더 큰 풀체인지가 시장에서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쏘렌토와 싼타페의 경우 다른 때보다 디자인을 놓고 이슈가 많다. 때문에 실제로 싼타페 실적이 유리하게 흘러갈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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