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도 당황” 경찰, 스쿨존 정책 준비 덜 됐다며 번복 논란

스쿨존 속도제한 완화, 진짜 될까?

스쿨존 소식이 논란으로 재점화 됐다. 경찰청은 다음달 1일부터 ‘어린이보호구역 시간제 속도제한’이 본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에 많은 운전자들은 속도 제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차량 통행 속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대해 일부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별다른 준비도 없이 가능하겠냐는 이유였다. 아니나 다를까, 발표한지 하루도 안 된 시점, 뜻밖의 소식이 전해져 화제다.

3년 6개월 만에 스쿨존 완화하기로 ‘했던’ 경찰

스쿨존 시속 30km 속도 제한은 2020년 3월 스쿨존 무인단속장비 설치를 의무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 이후 일률적으로 적용되어 왔다. 

하지만 어린이가 잘 다니지 않는 심야 시간이나 주말에도 속도 제한 규제를 적용하는 건 교통 통행 속도를 저해하고, 차량 통행량이 많은 일부 간선도로는 제한 속도 규제로 안전사고 우려도 크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결국 경찰은 3년 6개월 만에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종일 예외 없이 적용하던 시속 30㎞의 간선도로 스쿨존에서는 오후 9시부터 이튿날 오전 7시까지 시속 50㎞로 속도 제한을 완화키로 했다. 반면 교통 사정에 따라 시속 50㎞까지 운영됐던 전국 약 10%의 스쿨존에서는 등하교 시간 때 시속 30㎞로 강화하기로 했다. 다만 경찰은 구체적인 속도 제한은 지역 실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스쿨존 속도제한 번복, 준비 부족이 원인?

의문은 결국 현실이 되었다. 보도자료를 배포한 다음날인 30일, 경찰청은 “스쿨존 시간제 속도제한은 이미 시범운영 중인 전국 8개소에서 우선 운영되며 이후 지역 실정에 맞춰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보도자료에는 ‘구체적인 속도 제한은 지역 실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된다’라는 내용 뿐, 번복된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다. 결국 경찰의 섣부른 발표로 한 지자체는 “혼동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는 자료까지 내놓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렇다면 번복된 이유는 대체 뭘까? 전문가들은 스쿨존 속도제한을 시간대별로 다르게 하려면 가변형 속도 표시 전광판 설치 등 시설물 교체와 함께 현장 조사와 주민과 학교 측 의견도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빠르게 팔표를 뒤집은 데는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한 시범 운영 외엔 사전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다음달 1일부터 속도제한 완화가 ‘정말’ 가능한 스쿨존 8곳은 서울 광운초, 인천 부원·미산·부일·부내초, 광주 송원초, 대전 대덕초, 경기 이천 증포초 등이다. 이미 많은 매체에서 첫 보도 자료를 바탕으로 1일부터 속도제한 완화 조치가 시행된다고 한 만큼, 당장 내달부터 현장에선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경찰은 이렇나 혼란을 어떻게 잠재우고, 전국 시행을 언제 제대로 시행하게 될까?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