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된 기아
결국 16차까지 왔다. 기아 노사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교섭 말이다. 업계에 따르면 양측은 17일 오후 2시, 16차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런데 같은 날 오후 7시가 되어가도록, 극적으로 타결했다는 소식은 찾아볼 수 없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각에서 우려 중인 ‘3년 만의 파업’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그런데 8시 반이 가까워질 즈음,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최악의 상황은 면한 상황, 과연 합의안엔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
2023 기아 임단협, 주요 내용은?
극적으로 도출해낸 상황, 이로써 기아 노사는 3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 같은 상황이 가능했던데는 불확실한 미래 상황에 대한 양측의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합의안 내용에 따르면, 노사는 현재 진행 중인 신공장의 성공적인 건설·양산을 위해 상호협력한다. 이는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신사업·미래차 핵심부품에 대한 국내 투자 확대와 미래 사업 전환에 따른 국내 물량 확보와 고용 안정을 위해서도 함께 노력하겠다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임금과 성과격려금과 관련해서는
▶ 기본급 11만 1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 경영성과금 300%+800만 원
▶ 생산판매목표 달성 격려금 100%
▶ 특별 격려금 250만 원
▶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래시장 상품권 25만 원
▶ 무분규 타결 무상주 34주 지급
등이 포함됐다.
올해 임단협, 문제가 된 ‘이것’은?
올해 기아 임단협이 난항을 겪었던 데는 ‘이것’의 영향이 컸다. 바로 ‘고용세습’이다. 문제가 된 조항은 기아 단체협약 27조 1항이었다. 이 조항에는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 정년 퇴직자 및 장기 근속자(25년 이상)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아는 해당 조항을 폐지하라는 고용노동부 시정명령에 따라 이에 대한 삭제를 요구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사측 개악안’으로 규정하고 절대 불가 입장을 유지하면서 입단협은 계속해서 평행선 상태가 되었다.
합의안 속 이 부분은 어떻게 담겼을까? 다행히 노사는 사회적으로 ‘고용세습’이라 비판 받아온 장기근속자 자녀 우선채용 조항을 개정하기로 했다. 대신 청년실업난 해소를 위해 300명의 신규인원을 채용하기로 했다. 또 기아 직원 자녀 1000명을 해외에 보내는 ‘주니어 글로벌 봉사단’ 프로그램도 신설한다.
만약 파업을 했다면?
올해 상반기에만 기아 국내 공장은 무려 108.6%의 가동률과 함께 약 85만 대의 생산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7%나 증가한 수치로 연간으로 따지면 약 170만 대에 달하는 실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1대당 매출액을 2500만 ~ 3000만 원으로 잡으면 1조 1050억 ~ 1조 3260억 원 수준의 매출 피해가 발생하는 셈이다.
촤악의 매출피해를 현실화 시키지 않은 점은 천만다행이다. 동시에 소바자 입장에선 신차를 계약 해놓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상황을 면할 수 있어 다행이다.
먼저 8월 중순 부분변경이 출시된 쏘렌토는 지난달 국내 단일 차종 판매 1위에 오르며 이미 출고대기가 상당히 몰려있다. 특히 전체 판매량의 70%를 담당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출고까지 1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만약 파업을 했다면 이 기간은 기약없이 늘어날 수도 있었다.
두 번째 카니발 역시 자칫 ‘기약없는 대기’ 상황에 합류할 뻔한 신 차다. 업계에 따르면 이 차는 내달 11월 가솔린과 디젤 모델이 먼저 출시 된다. 기대를 모으는 하이브리드는 현재로썬 내년 상반기 출시 될 예정이다. 이 중 하이브리드는 양산 계획이 기존 8월에서 11월로 한차례 연기 된바 있는 만큼, 파업이 정말 진행됬다면 2차 연기는 불가피했을 것이며 이로인한 출고 지연 문제 발생은 안봐도 뻔한 상황이었다.
이제 남은 건 찬반투표다. 업계에 따르면 오늘 마련된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는 오는 20일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임금 협상과 단체 협상 모두 과반 찬성을 얻는다면 기아의 올해 임단협은 종료된다. 동시에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올해 임단협 역시 모두 끝이난다. 과연 기아 노사는 투표를 잘 마무리하고 신차 효과에 힘입어 올해 실적 달성에 집중 할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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