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 개발한다고 나선 ‘이것’
완전한 전기차 시대를 앞두고, 많은 제조사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이에 기본사양 변경, 옵션 세분화 등 여러 방안들이 나오고 동시에 실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제조사간 경쟁은 심화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주목받은 게 있다. 바로 ‘LFP 배터리’다.
한번 주목받기 시작한 이 배터리는 순식간에 원가 절감에 효과적인 방법으로 유행처럼 번졌다. 최근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아예 생산까지 하겠다며 관심을 갖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와중에 최근 현대차도 LFP 배터리를 개발하겠다고 밝혀 화제다. 차량 연구 및 개발에도 신경쓸께 많을 텐데 추세라해도 굳이 이들이 뛰어드는 진짜 이유는 뭘까? 함께 살펴보자.
할인만으로는 버틸 수 없는 상황
최근들어 업계에선 전기차 판매 시장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단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도로에서 전기차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만큼, ‘무슨 소리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는 솔직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115%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한 해가 거의 다 끝나가는데도 고작 22%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대한 이유는 많은데 업계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전기차의 ‘가격’을 꼽았다.
이와 관련해 국산차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 (현대차) 아이오닉5 : 5,005 ~ 6,120만 원
▶ (기아차) EV6 : 4,870 ~ 6,230만 원
▷ (현대차) 2024 싼타페 : 3,546 ~ 4,596만 원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대차그룹은 EV세일페스타, 구매 보조금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아이오닉5와 EV6를 할인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임시 방편일 뿐, 기존 배터리를 유지한 채 할인만 하다간 결국 현대차그룹은 큰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업계 전문가 역시 지속적으로 할인만 강행할 경우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존 입장과 달라진 상황, 이유는?
지난 몇 년간 현대차그룹은 LFP 배터리 탑재에 비교적 부정적인 자세를 가져온 것으로 알려져있었다. 여기엔 ‘상황적인 이유’와 ‘기술적인 이유’ 두 갈래가 있다. 먼저 ‘상황적인 이유’는 비교적 간단했다.
업계에서 쓰는 LFP 배터리는 제조사가 대부분 중국 업체다. 전기차에 핵심이 되는 배터리를 소비자들에겐 ‘저가형’으로 인식된 중국 LFP 배터리를 탑재한다는 건, 적잖은 부정적 여론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때문에 그룹 입장에선 예견되는 일을 굳이 실행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기술적 이유에선, 리튬이온 배터리가 LFP 배터리보다 가격이 높지만 무게가 가볍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고용량, 고효율 구현이 가능한 점이 컸다. 여기에 일각에서 언급하는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 역시 이유 중 하나로 작용했다.
그러나 최근 성능과 배터리 관리 기술이 개선됐고 광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자연스레 앞의 두 이유가 약해져갔다. 때마침 테슬라가 모델 Y에 LFP 배터리를 탑재한다는 소식으로 국내외에서 뜨거운 관심이 모아진 점 또한 현대차 그룹이 결정을 바꾸는데 적잖은 역할을 했다는 게 업계 후문이다.
개발 의지 자체는 일단 진심
LFP 배터리를 도입한다고 해서, 자체 개발 결정이 하루아침에 나온 건 또 아니다. 현대차그룹이 LFP 배터리 자체 개발 의지를 드러낸 건 지난 6월이다. 이 무렵 한 행사에서 한 고위 관계자는 “향후 10년간 전기차 배터리 개발을 위해 73억 달러(한화 약 9조5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전해진 자료에 따르면, NCM, LFP 및 전고체 배터리를 공동 개발해 비용을 낮추면서 주행거리를 향상하겠다는 게 핵심이었다.
한편 개발에 성공해 양산화만 빨리 이뤄낸다면 그에 따르는 성과는 매력적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에서 중국산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현대 코나 일렉트릭, 기아 니로 EV, 레이 EV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자체 LFP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에 대한 의존도는 크게 낮출 수 있다.
취지는 좋으나 방법은 다소 의외
현대차그룹 LFP 배터리 개발은 2개년 프로젝트다. 업계에 따르면 2024년 말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실제 장착은 2025년부터 출시될 그룹 내 소형·보급형·중저가 전기차에 이뤄질 예정이다.
이 소식이 전해진 이후,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차와 함께 할 ‘협력사’에 주목했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과 같은 대기업뿐 아니라 소규모 배터리 제조업체와도 협력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했다.
그런데 최근 다시 전해진 소식에선 대형 배터리 3사가 아닌 중견 배터리 업체와 협력한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물론 또다시 바뀔 가능성도 있지만, 사실이라면 현대차그룹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외에 또 다른 업체와 전기차용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은 처음이다. 다만 한가지 의아한 점은 개발 이후 양산 단계에선 대기업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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