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지난 24일, 대구 달성군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충전하던 전기차에서 불이 발생, 2대가 전소되고 1대는 일부만 탔다. 또한 지난달 30일에는 부산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차가 불에 타 옆 차량까지 6대가 불에 타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이러한 사고가 잇따르면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의 전기차 충전에 대한 안전 대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처럼 주차공간이 비좁은 환경에선 한 대만 불타도 주변으로 빠르게 번져, 자동차 뿐만 아니라 건물 전체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전기차 화재가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일부 시민들은 전기차를 지하주차장, 주차타워 등 제한된 공간에 세우게 두면 안된다고 강력히 주장하기도 한다. 이런 문제 때문에 내연기관차 차주들과 전기차 차주들간 갈등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② 고질병 수준인 전기차 화재
전기차의 주된 화재 원인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폭주 현상’ 때문이다. 전기차 화재 원인 대부분은 배터리에서 발생한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특성상 화재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국내 전기차 대부분은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간다. 배터리 구조를 살펴보면 양극과 음극이 있고 가운데에 두 극을 분리하는 분리막이 있다. 그리고 나머지 공간에는 전해액이 채워져있다.
만약 충돌 혹은 제조 결함으로 분리막이 손상되면 양극과 음극이 전해액을 통해 직접 만나, 대량의 에너지가 방출된다. 이 때 엄청난 열이 발생하는데, 전해액이 끓어 증기가 발생하고, 내부 압력이 높아지다 결국 터진다. 또, 배터리 폭발 이후 전해액이 외부로 유출되면 화재로 이어진다. 높은 열과 화재를 진압하기 어려운 배터리 팩 구조 때문에 사실상 완전히 탈 때 까지 방치하는 방법 밖에 없다. 대형 수조나 강물에 집어넣는 방법이 있지만, 이 경우 사실상 폐차 수순을 밟아야 한다.
특히 전기차 화재는 유독가스가 많이 발생한다. 터널이나 주차장 등 사방이 벽인 곳에선 유독가스에 의한 화재진압 어려움과 호흡 곤란에 의한 사망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아직까지 이에 대한 완벽한 대책이 없어, ‘내 차는 멀쩡했으면…’하고 기도하는 수 밖에 없다.
③ 충전 후 알박기, 이렇게 해결 어떨까?
전문가들은 충전 중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아파트 내 전기차 충전장소를 화재 진압이 쉬운 위치로 이동시키고, 완속충전과 최대 충전량의 80%까지만 충전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안전을 이유로 충전 용량에 여유를 두도록 세팅되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재가 발생하고 있어, 좀더 여유롭게 충전 용량에 제한을 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인 것이다.
또한, 충전 후에도 계속 주차하는 전기차에게 아파트 내에서 주차비를 부과하는 제도도 고려되고 있다. 시간당 1천원, 2천원 등 처음에는 괜찮지만 점차 부담이 되도록 압박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과태료가 아닌 주차료 부과는 심리적으로 더욱 아깝다고 생각해 충전이 완료되면 신속히 자리를 비우는 일이 많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물론, 실제로 도입해봐야 실효성을 평가할 수 있지만 말이다.
④ 주차장 내 안전 설비, 개선 필요 있어
전기차 화재의 위험성은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도로 위에서는 공간이 개방되어 있어 화재 진압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며, 차량들이 밀집해 있지 않아 연쇄 화재의 가능성이 낮다. 그러나 터널 내에서의 충돌 화재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 이러한 화재에 대처하기 위해 이동식 수조를 활용하거나 ‘질식 소화덮개’를 구비하는 등 다양한 대책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대형 시설 외에도 아파트 주차장 등 주차대수가 많은 곳은 필수적으로 전기차 화재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전기차는 앞으로 계속 많아질 것이다. 이에 따라 전기차 화재 건수도 많아질텐데, 정부와 제조사는 효과적인 화재 진압 대책과 배터리 화재에 대한 근본 해결책을 신속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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