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생산라인 일부 폐쇄
독일 북서부에 위치한 폭스바겐 엠덴 공장이 6주 동안 일부 생산라인을 폐쇄한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엠덴 공장은 유럽 내 세 번째로 큰 자동차 수출 항구에 위치해 있으며 핵심 공장에 속한다. 이 곳에서 폭스바겐 파사트, 아테온 등 주력 모델을 생산 중이다. 특히 전기차 전환 전략에 의해 공장 전체를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바꾸는 과정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는 중요한 곳이다.
그런데 최근 공장 내 관계자에 따르면, 전기차 생산라인 근로자들의 여름휴가를 1개월 연장하고, 1교대 근무도 2주 동안 중단될 예정이라 밝혔다. 이로 인해 주력 전기차 ID.4와 곧 출시될 ID.7 전기 세단 생산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다만, 파사트를 포함한 기존 내연기관 모델들은 이번 폐쇄 조치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감축, 폭스바겐의 불가피한 선택
엠덴 공장은 근로자들의 스케쥴만 바꾼 것이 아니다. 근로자 수 감축까지 발표했다. 현재 1,500명의 비정규직 근로자 중 300명은 2023년 8월이후 계약 만료처리가 된다. 외신들은 폭스바겐의 이러한 극단적인 선택에 대해 전기차 세일즈에 적신호가 왔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 분석했다.
폭스바겐이 예측한 전기차 수요와 달리, 실제론 30% 만큼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전기차 구매를 꺼리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이다.
뼈아픈 폭스바겐 중국 실적 부진
겉보기에 폭스바겐 그룹 실적은 호조세다. 2023년 1분기 유럽에서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고, 미국 판매는 98% 증가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25% 감소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중국은 폭스바겐에게 있어 가장 큰 시장이다. 이 곳에서의 수요 감소는 큰 타격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한편 엠덴 공장이 위치한 니더작센주 정부 관계자는 폭스바겐의 인력 감축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도 이런 결정을 이해한다며, 해결책을 제안했다. 이번 실적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부가가치세(VAT) 인하와 전기차 보조금 추가 지급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차에 올인한 폭스바겐
폭스바겐은 전기차 시장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작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 기반 전기차 생산을 위해 엠덴 공장에만 거의 11억 달러, 1조 4500억원 가량을 쏟아 부었다. 현재 이 곳에서만 8천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이 차량 조립에 몰두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이번 생산라인 폐쇄 및 인력 감축을 계속 이어나갈 생각은 없다. 혹시 모를 어닝 쇼크에 대비하기 위해 무분 별한 몸집 불리기를 경계하는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겠다. 다만 테슬라를 비롯해 주요 전기차 브랜드들의 공세가 거센 만큼, 빠른 시일 내로 실적 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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