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6, 2차 사고로 비극적인 결말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 근처에서 4.5톤 화물차와 트레일러 간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시간은 오전 11시로, 4.5톤 화물차가 앞서가던 트레일러를 들이받은 상황이었다. 사고 직후 각 차량의 차주들은 비상등을 켜고 사고 지점인 1차로에 차를 둔 다음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다른 차들은 사고 현장을 피해 서행하며 빠져나갔지만, 저 멀리 1차로 주행을 하던 검은색 아이오닉6 한 대가 빠른 속력으로 화물차에 부딪혔다. 이 사고로 아이오닉6는 앞 부분이 심하게 파손됐고, 운전석 쪽 A필러까지 크게 찌그러진 것으로 확인 됐다.
당시 현장엔 화물차 사고 처리를 위해 경찰이 있었지만, 순식간에 발생한 사고를 막을 순 없었다. 결국 2차 사고를 낸 차주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현장이 시야 확보가 안 되는 커브 길이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현재 블랙박스 등을 확보하여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시야 확보 충분한 대낮 도대체 왜?
경찰이 언급한 것 처럼 사고 현장은 시야 확보에 불리한 환경이 아니다. 이 때문에 사고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전방주시 태만’이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물론, 경찰의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겠지만 정황상 가능성 높은 원인으로 지목되기에 충분하다.
경찰에 따르면 전방주시 태만의 원인으로 운전 중 스마트폰 조작, 졸음운전, 흡연 등을 지목한다. 즉, 앞을 제대로 보는 데 방해를 줄 수 있는 모든 변수가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참고로 전방주시 태만은 교통사고 사유 1위를 수 년 동안 차지할 만큼 큰 문제다. 특히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교통사고 대부분은 기계적 결함보다 사람의 실수가 원인이라는 말도 있다.
2차 사고, 사망자 발생 가능성 높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17∼2021년 고속도로 2차 사고 사망자 수는 162명이며, 연평균 32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년간 전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의 16.8% 규모일 만큼 심각하다. 구체적인 사고유형을 살펴보면 2차 사고 사망자의 70%는 1차 사고 후 차량을 도로에 그대로 정차한 상태에서 사망했다. 나머지 30%는 갓길로 차를 옮긴 후 사고를 당했다.
그렇다면 치사율은 어떨까? 2차 사고의 치사율은 60.2%로 일반 교통사고 대비 약 7배나 높다. 앞서 살펴본 사고 사례의 경우 사고 후 나와있던 운전자가 사망한 것이 아닌, 2차 사고 당사자가 사망한 사례다. 하지만 경기연구원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2차 사고 원인의 97.4%가 운전자 과실이고, 이 중 전방주시 태만이 56.9%에 달한다.
보편화 된 2차 사고 예방 기능
2차 사고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현대차를 비롯해 일부 제조사에서는 첨단 기능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MCB(Multi Collision Brake,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이 있다. 이 기술은 충돌로 인해 에어백이 전개됐을 때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못할 경우 차량이 스스로 감속한다. 즉, 사고 이후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 기능에 대한 미국 NHTSA(도로교통안전국)의 논문에 따르면, 1차 충돌 이후 차량에 제동을 걸면 2차 사고를 최대 30%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유럽 내 한 제조사의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MCB를 적용한 차의 연간 2차 사고 사망률이 8%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차 사고 자체를 피하기 위해 전방에 사고 차량이 있을 경우 긴급 제동을 시도하거나 옆차로로 회피 기동을 하는 등 고도화 된 첨단 안전기능이 등장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으로 첨단 기능을 비롯해 운전자들의 안전 의식이 함께 발전 해 보다 안전한 운전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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