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비싼 SUV, EV9 창문 떨림 결함?
최근 국내 자동차 매체를 비롯해 전문가들이 EV9을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일부 자동차 전문가들이 EV9 시승을 하던 도중 창문 떨림 현상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지만 소비자 대부분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인지하고 있고,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현상은 특정 조건에서만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2열 창문을 다 개방한 상태에서 90~160km/h 속력으로 주행해야 한다. 그 다음 대각선 방향 창문을 열면 창문 떨림 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속력이 빠를 수록 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창문이 부서질 듯 흔들려, 빠른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EV9만 가지고 있는 문제는 아니다
사실 EV9과 같은 창문 떨림 현상은 흔하다. 다만, 해당 차량은 정도가 심할 뿐이다. 거의 모든 차에서 발생하는 과학적인 현상으로, 윈드 버피팅(Wind Buffeting)현상이라 부른다. 간단히 표현하면 난기류 현상으로 표현해볼 수 있겠다.
버피팅이란 용어는 항공기 업계에서 주로 사용한다. 돌풍이나 난기류 속에 있는 물체가 갑작스러운 충격파와 그로 인한 소용돌이(와류) 때문에 받는 불규칙한 진동을 의미한다. 비행기에서는 꼬리 날개에서 주로 발생한다. 자동차도 비행기만큼은 아니지만 빠른 속력으로 달리기 때문에 차량 구조상 버피팅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기아는 이미 재현 실험 완료
기아는 이번 이슈에 대해 창문 떨림 현상을 재현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EV9외 다른 SUV에서도 발생하는 것 역시 확인했다. 다행히 떨림 현상으로 창문이 부서지는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 EV9에 한해 특별 점검을 실시해, 별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구조상 문제여서, EV9의 창문 구조를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보이기도 한다. 다른 차에서도 흔히 발생하는 현상이라 하지만, 이만큼 떨리는 상황을 정상으로 보긴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어서 창문 떨림 현상을 줄일 가이드 플라스틱이나 델타 글래스를 넣어야 구조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기아의 대응이 문제라는 의견
일각에선 크게 번질 일이 아닌데 잘못된 대응으로 소비자들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것 아니냐는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EV9과 비슷한 크기인 팰리세이드 역시 창문 떨림의 정도가 큰 편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즉, 대형 SUV 특성상 이런 문제가 강하게 나타나는데, 이런 부분들을 기아가 친절하게 설명했다면 지금 처럼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의미다.
혹시 도어 파츠가 문제일까?
일부 소비자들은 EV9이 디자인에 집중한 나머지 기본적인 부분을 간과한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도어 글래스 런이 창문 크기 대비 약해서 발생한 문제라는 의견이다. 도어 글래스 런은 글래스 런 채널(Glass run channel)이라 부른다. 이 파츠가 하는 역할은 창문이 위 아래로 부드럽게 내려가도록 붙잡거나 차 문을 닫았을 때 실내가 잘 밀폐 되도록 돕는 소재다.
이 부분이 약할 경우 창문을 닫아도 창문을 제대로 붙잡지 못해, 흔들리게 된다. 대형 SUV의 창문은 상당히 넓다. 또, 주행 중 발생하는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글래스 런 파츠가 창문을 제대로 고정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처럼 EV9 창문 떨림 현상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기아만이 할 수 있다. 이미 출고된 차량의 경우 떨림 현상을 해결할 솔루션을 제공하고, 향후 생산 물량에는 떨림 현상을 억제할 방법이 적용될 필요가 있겠다. 아무리 별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소비자 입장에선 불안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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