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커001, 고 스펙인데 가격은 5시리즈 급
지리자동차 산하 브랜드, 지커에서 출시한 ‘지커 001’이 화제다. 지커 001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무려 1천km 넘는 주행거리 때문이다. 이를 가능케하는 원동력은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의 기린(Qilin) 배터리 덕분이다.
지커001은 기린 배터리를 탑재한 최초의 전기차이며, 용량만 해도 무려 140kWh다. 아이오닉 5보다. 무려 55%가량 더 많은 용량이다. 겉 보기에 상당히 비쌀 것 같지만, 중국 특유의 저렴함 덕분에 약 7650만원에 불과하다. 심지어 100kWh 배터리 탑재 모델은 5700만원에 불과하다.
거의 그랜저급 사이즈의 전기차인 만큼, 공간성까지 넉넉해 실제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차는 중국에서만 판매중이지만 하반기 이후 스웨덴, 네덜란드로 진출하고, 내년에는 유럽 전역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지커001 기린 배터리, 정체가 뭘까?
기린 배터리는 CATL이 2022년 8월에 발표한 첨단 배터리다. 현재 테슬라 차량에 적용중인 4680 원통형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13% 더 높은 제품이다. 발표 당시 CATL은 4680 배터리 팩 구조를 참고해, 배터리의 안전성, 수명, 고속 충전 성능 및 에너지 밀도를 더욱 향상시켰다고 발표했다.
특히 배터리 패키징 기술도 주목할 만하다. CATL의 3세대 CTP(cell-to-pack) 기술 적용으로, 기존 배터리 팩 대비 배터리 탑재 용량을 72% 이상 추가확보 했으며, 에너지 밀도는 삼원계 리튬이온(NCM)과 거의 동급인 225Wh/㎏에 달한다. 이런 이유로 1천km 넘는 주행거리를 확보한 것이다.
성능은 싱글 모터 및 듀얼 모터 두 가지가 있다. 전자는 272 PS – 39.1 kgm 으로 0-100km/h 도달시간 6.9초다. 후자는 544 PS – 78.3 kgm 으로 0-100km/h 도달시간 3.8초로 가공할 만한 성능을 자랑한다.
포르쉐 베낀 듯한 디자인
지커 001의 디자인은 익숙하다. 어디선가 본 듯한 설마 데자뷰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언뜻 보면 포르쉐 느낌이다. 보닛 위 헤드램프는 포르쉐의 개구리 마스크를 떠올리게 하고 측면 실루엣은 왜건에 가까운 크로스오버 형태로, 타이칸 크로스투리스모를 연상케 한다.
또, 낮게 누운 루프라인과 뒤로 한껏 연장된 트렁크 게이트가 볼륨감을 돋보이게 한다. 후면부 수평으로 연결된 테일 램프는 여러 전기차에서 차용되고 있는 디자인 언어인 만큼 무난하다.
실내 역시 익숙하다. 아우디에서 볼 법한 클러스터 디자인과 테슬라 감성의 디스플레이가 자리잡고 있다. 심지어 내부 인터페이스도 테슬라와 비슷하다. 레이아웃 자체는 심플함 덕분에 세련된 느낌이며, 고급스러운 감성을 연출할 만한 소재로 실내를 구성했다.
트렁크 용량은 최대 2144L로 전기차 특유의 넓은 공간성을 자랑한다.
테슬라 기가프레스 벤치마킹
지커의 포부는 원대하다. 단순히 유럽 진출을 넘어 무려 유럽 3대 전기차 브랜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 15일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릭은 지커가 유럽 3대 전기차 제조업체를 목표로 분투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지커는 테슬라를 참고한 ‘기가 프레스’ 제조 공법을 도입하여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가 프레스를 통해 800곳가량의 용접 지점을 생략해, 결함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경량화 및 구조적 강성에 도움이 된다고 첨언했다. 기가 프레스 공법은 테슬라의 높은 영업이익의 비결로 손꼽힌다. 생산 효율이 상당히 높아, 최대 40%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지커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기린 배터리를 필두로 하는 전기차 성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으나, 기대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중국 자동차의 인식이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통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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