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헤리티지
T-600, 브리사
기아가 최근 T-600 및 브리사 차량을 복원했다. 79년 역사를 가진 기아는 이번 복원으로 모빌리티 기업으로서의 시작점을 재조명한다. 현재의 기아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성장과 궤를 함께 하며 발전시켜 온 고유의 헤리티지를 선보이기 위해 이달 21일부터 내년 5월까지 브랜드 체험 공간에서 T-600과 브리사 차량을 전시한다고 밝혔다.
T-600은 1969년 일본 동양공업(현 마쓰다)과 기술 협력을 통해 생산한 삼륜차이다. 차체가 작고 가벼워 좁은 골목길이나 산동네에서 연탄, 쌀 배달 등에 활용됐으며, 세 개의 바퀴가 달려 있어 ‘삼발이’로 불리기도 했다.
1974년 출시된 승용차 브리사는 마쓰다 플랫폼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나 부품 국산화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출시 2년 만인 1976년에 약 90%의 국산화율을 달성한 모델이다.
‘헤리티지’로 감성 어필?
요즘 들어 헤리티지 모델이 자주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기아를 포함하여 현대차, 벤츠 등 최근 출시하는 모델에 과거 차량 디자인을 참고하여 출시한다. 그래서 헤리티지는 최근 자동차 업계의 트렌드라도 된 것 같다.
한 세기를 넘는 ‘전통’이라는 단어는 소비자들의 감성을 성공적으로 건드린 모양새다. 현대차와 협업한 잔나비의 포니 뮤직비디오 티저는 유튜브 조회수 888만 회를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페라리의 ‘우니베르소 페라리’는 판매 개시 1분 만에 티켓이 전석 매진됐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왜 앞다투어 지금 전통을 강조하고 있는 걸까? 전기차로의 전환이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된 상황에서 갑자기 등장한 테슬라, 비야디 등 신생 기업들이 그야말로 무서운 기세로 몸집을 불리고 있어서다.
역사조차 없는 신생기업들은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잠시에 그칠 줄 알았던 인기는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다. 이제는 그들의 가격 정책에 업계 전반이 흔들리고, 전기차 인프라와의 연계성에서의 우위를 좌우하는 충전 규격마저 종속될 위기다. 내연기관 시대, ‘그들만의 리그’에서 치고박고 싸우던 제조사들이 새로운 전기차의 등장에 아군으로 뭉쳐 혁신을 보이콧하는 것처럼 보인다.
앞으로 복원했으면 하는 차는?
전통에서 벗어나 ‘꼰대’로 전락하지 않을 수 있는 빠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기성세대가 된 스스로를 인정하고, 새로운 경쟁자 역시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겠다. 업력으로 단순히 낮춰 볼 것이 아니라, 이들에 대한 빠른 인정과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전략 수립이 동반돼야 한다는 의미다.
또는, 그 시절에 있던 올드카 벤츠처럼 자체 박물관처럼 국내 제조사들도 이러한 차량 박물관이 생겼으면 좋겠다. 에버랜드 근처에 삼성화재 교통박물관 있다. 이건희 컬렉션이라고 불리며, 고 이건희 회장이 수집한 자동차들을 볼 수 있다. 국내 제조사도 이런 공간을 만들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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