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무덤 논란, 극심한 한파가 원인
저온 환경 배터리, 성능 저하 심각
충전 인프라 확충 시급, 배터리 열관리 필수
영하 20~30도, 전기차 전멸
2024년 초입인 현재, 미국 전기차 오너들에겐 최악의 날이 됐다. 폭스뉴스와 뉴욕타임즈 등 유명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에서 발생한 한파로 ‘전기차 무덤’이 곳곳에 생겼다.
북극 제트기류가 약해지자, 영하 20~30도에 달하는 북극 한파가 미국으로 내려온 탓이다. 전기차 오너들은 충전을 위해 수 시간 기다리며 추위에 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전기차 배터리 방전으로 난처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전기차 최대 약점, 저온
전기차 배터리 성능은 상온에 최적화 되어 있다. 대략 25도 정도인데, 온도가 낮아질 수록 배터리 성능이 급격히 낮아진다. 현재 보편화된 배터리는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다. 니켈-코발트-망간이 배터리 재료로 들어가기 때문에 NCM이라 부르며, 각 성분의 비율에 따라 NCM811과 같은 식으로 부른다.
이런 배터리 안에는 양극과 음극, 분리막이 들어가 있다. 또, 리튬 이온의 이동 통로 역할을 하는 액체 상태의 전해질(전해액)이 가득 들어차 있다. 온도가 낮으면 이 이온의 확산 속도가 매우 느려져,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
한편, 저온 상태에선 배터리 내부 저항이 덩달아 증가한다. 이 경우 높아진 저항 만큼 동작 전압이 낮아진다. 결국 전기차 주행거리 감소를 부추긴다.
강추위로 고통 받는 미국 전기차 오너들
미국에 퍼진 한파로 인해 일부 전기차 오너들은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한 2023년형 테슬라 모델 3 오너는 아침마다 전기차 충전소로 향한다.
30분이면 80% 이상 충전해, 약 440km를 주행할 수 있으나, 영하권 날씨가 계속되자 밤사이에 배터리 용량의 30% 정도가 날아가기 때문이다.
한편 쉐보레 볼트로 우버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오너는 충전하는 데 5시간이나 걸렸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방전 직전인 전기차를 이끌고 전기차 충전기로 몰린 탓이다.
이번 소식을 접한 국내 전문가들은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가 증가할 수록 우리나라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근 현대차는 전기차에 히트펌프 기술을 적극 적용하고, 전기차 충전기 역시 충전 속도를 유지하기 위한 전열 기능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강추위는 앞으로도 계속 될 전망이다. 과연 미국과 동일한 전철을 밟을 지, 앞선 기술과 인프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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