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앞에 달아놨네” 현대차가 전기차 충전구 앞에 두는 이유 

현대차 충전구 위치 논란

현대차가 코나 일렉트릭을 공개할 당시 외관 디자인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진 적이 있다. 이유는 전면부에 위치한 충전구 때문이었다.

코나 일렉트릭은 충전구가 앞에 탑재되어 있는데, 정확히 중앙에 대칭으로 위치한 것도 아니고 어중간하게 치우친 위치와 그 형태 때문에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코나 일렉트릭을 비롯해 기아 니로EV와 제네시스 GV70e, G80 일렉트리파이드 등도 충전구가 앞에 있다. 모두 내연기관 모델을 베이스로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충전구 위치로 인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오너들이 많다. 외관상 문제 외에도 후면 주차를 선호하는 운전자에게 전진 주차로 충전을 하도록 한 셈이다.

국내 주차장 특성상 전면부 충전구가 충전에 불편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전면 주차가 아예 금지된 곳도 많아 고정형 충전기에서 충전을 하려면 불편한 사항을 자주 겪어야 한다.  

돈 더 들어서 어쩔 수 없다는 현대차

그렇다면 일부 전기차 충전구가 앞에 달린 이유는 뭘까? 현대차는 해당 내용에 대해 통합충전관리장치(ICCU) 등이 차량 앞쪽에 위치하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ICCU(Integrated Charging Control Unit)란 전기차의 주행을 담당하는 고전압 배터리와 전장 부품을 작동하는 보조 배터리를 모두 충전하는 통합 시스템이다. 

ICCU에는 VCMS(Vehicle Charging Management System, 차량 충전 관리 시스템)가 따로 적용됐다. 별도의 제어기나 연결 장치 없이도 110V나 220V 등의 일반 전원을 전기차 내외부로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구성하는데 필수적인 부품이다. 

현대차의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 전기차는 ICCU가 2열 하단부에 위치한다. 반면, 내연기관차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전기차는 ICCU가 엔진룸 쪽에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전용 플랫폼이 아닌 이상 기존 엔진룸 이외에 별도의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울뿐더러, 무리해서 위치를 바꾼다고 해도 주행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내연기관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현행 전기차 중 BMW iX1과 iX3, 폴스타2와 볼보 C40 리차지, XC40 리차지, 푸조 e-208, e-2008 등은 충전구가 뒤에 있다.

혹시 원가절감? 

이처럼 내연기관 플랫폼을 가져다 쓰면서도 충전구가 뒤쪽에 위치하는 차량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더더욱 현대차의 방식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ICCU가 앞에 배치되어 있더라도 고압배선을 배터리팩 측면 터널로 연결하면 해결될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배선 및 방수/절연 파이프의 원가 절감을 위한 조치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충전구를 뒤쪽에 배치할 경우 실내 공간에 손해를 본다는 입장이다. 전기차용 고전압 전선은 두께가 상당히 두껍고, 방수ㆍ방진 처리가 더해져야 하기 때문에 부피를 많이 차지한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주장에도 원가절감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다.

일부 네티즌은 “원가절감을 공간 확보로 잘 포장했다”, “결국 비싸고 두꺼운 배선을 뒤쪽까지 못 보내겠다는 말 아니냐”며 제조사 측의 자세를 비판하기도 했다.  

물론 현대차의 말처럼 고전압 전선으로 인해 실내 공간에 손해를 볼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전선의 존재가 실내 공간의 설계까지 변경할 정도일까라는 의문은 생길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의 불편이 가중되는 이 디자인과 구조가 과연 최선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