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대기기간 10개월
전기차는 즉시 출고 가능
다각적인 전동화 전략 필요
하이브리드, 인기 폭발 속 출고 대기 10개월 돌파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주요 모델의 출고 대기 기간이 역대 최장 수준으로 길어졌다.
특히,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계약 후 최소 10개월을 기다려야 하며, 일부 옵션을 추가하면 최대 11개월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역시 7개월 이상 출고 대기해야 하며, 현대 아반떼 하이브리드도 5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경차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 열풍이 불면서 현대 캐스퍼 가솔린은 69개월, 기아 레이는 45개월의 출고 기간이 예상된다.
반면, 일반 내연기관 모델과 일부 전기차 모델은 1~2개월 내 출고가 가능해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하이브리드 차량의 대기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연료 효율성, 친환경성, 유지비 절감 등의 요인으로 인해 소비자 선호도가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한,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충전 인프라 문제 등이 겹치면서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수요가 더욱 집중되고 있다.
전기차, 할인 공세에도 재고 증가
즉시 출고 가능

반면, 전기차는 수요 둔화로 인해 출고 대기 기간이 대폭 단축됐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는 100만 원 기본 할인과 함께 재고 할인까지 더해져 소비자들의 부담을 낮추고 있지만, 여전히 즉시 출고가 가능할 정도로 재고가 쌓여 있다.
지난해까지 대기 기간이 길었던 전기차들도 대부분 한 달 내 출고가 가능하다. 심지어 일부 모델은 재고 소진을 위해 추가 할인까지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은 2개월,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은 5개월 정도의 대기 기간을 보이고 있어 하이브리드 모델과 대비된다.
전기차의 출고 대기 기간이 짧아진 것은 글로벌 전기차 수요 감소와 함께 국내 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
고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전기차의 초기 구매 비용 부담이 더욱 커졌고, 충전 인프라 확대 속도가 소비자 기대치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이브리드 대세 속 현대차의 고민
전동화 전략 변화하나

하이브리드 수요 급증과 전기차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현대차의 전동화 전략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당초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공장인 울산 6공장을 가동해 본격적인 전기차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현장 직원들 사이에서는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미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혼류 생산하는 공장으로 변경한 바 있다. 같은 전략이 국내에서도 적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현대차가 최근 전기차 생산량을 조정하는 과정에서도 감지됐다. 아이오닉5와 코나EV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에서는 지난 5일부터 생산량을 줄이는 ‘공피치(생산량 감축)’ 운영을 시작했다.
컨베이어벨트에서 일부 생산 공간을 비워두고 가동하는 방식으로, 이는 전기차 수요 둔화가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감산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하이브리드 vs 전기차
미래 자동차 시장 어디로?

현대차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하이브리드는 당장 소비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지향하는 전기차 중심의 전동화 전략과는 방향이 다르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지면서 현대차를 비롯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개발과 생산 역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내려가는 순간, 전기차 시장은 다시 급성장할 것”이라 밝혔다.
“지금은 하이브리드의 전성기처럼 보이지만, 전기차 개발을 늦추면 미래 경쟁력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 과연 현대차는 앞으로 어떤 전략으로 대응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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