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코리아, 환경부 상대 과징금 취소 소송 패소
고등법원서 판결 뒤집혀 원고 전부 패소
과거 배출가스 불법 조작 의혹에 642억원 과징금 처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642억원 과징금 취소 소송 2심서 패소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이하 벤츠코리아)가 배출가스 불법 조작으로 환경부가 부과한 642억 원의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등법원 행정11-3부(부장판사 김우수·최수환·윤종구)는 15일 벤츠코리아가 환경부 장관과 국립환경과학원을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 일부 승소 판결을 파기하고 원고 전부 패소로 판결했다.
벤츠 코리아, 지난 2020년에 배출가스 불법조작으로 642억원 과징금 처분
환경부는 2020년 벤츠가 12종의 차량(총 3만2615대)에 대해 배출가스 저감장치의 성능에 대해 ‘임의설정’을 적발하고 역대 최대 규모인 642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조사에 따르면, 벤츠는 운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질소산화물 환원촉매장치(SCR)의 요소수 사용량을 줄이고, 배출가스 재순환장치(EGR)의 가동률을 저하시켜 배출가스량이 적게 보이도록 조작했다.
SCR과 EGR은 질소산화물 배출을 줄이는 핵심 장치로, 인증 시험에서는 정상 작동했으나, 실제 도로 주행 시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인증 기준인 0.08g/㎞보다 최대 8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준홍 국립환경과학원 교통연구소 연구관은 “요소수 분사량이 40%까지 감소하도록 조작됐다”고 설명했다.
1심 재판부는 SCR과 EGR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어, EGR 제어기능이 작동하더라도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임의설정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배출가스 때문에 엄청난 과징금 폭탄 터졌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EGR 가동률 조절로 배출가스량이 상대적으로 감소되는 것처럼 보였을 뿐이기에 임의설정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자동차 배출가스로 인해 환경 및 인체에 대한 피해가 심각해지고 대기환경보전법령상 배출가스 인증 절차 및 과징금 부과기준이 엄격해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임의설정 사실을 숨긴 채 배출가스 인증을 부정취득하고 해당 차종을 수입·판매한 벤츠코리아에게 각 인증을 취소하고 최고한도액에 가까운 과징금을 부과한 것에는 환경부장관의 재량권 일탈·남용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기환경과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자동차 배출가스 인증 절차를 엄격히 해석·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번 판결로 벤츠코리아는 막대한 과징금 부담을 떠안게 됐으며, 이는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배출가스 규제 준수와 투명한 인증 절차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경고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국내외 자동차 업계에 배출가스와 관련한 기술 및 정책의 엄격한 기준 준수를 요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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