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입 철강 25% 관세 부과 위기
현대제철, 현대차-기아, 계열사 까지 가격 상승 도미노 우려
현대차그룹 조 단위 손해 예상, 돌파구 마련에 안간힘
미국발 관세 폭풍
현대차 뿌리까지 뽑힐 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현대제철을 비롯한 글로벌 철강업체들이 비상에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각) 미 프로풋볼리그(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이 열리는 뉴올리언스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은 25% 관세를 부과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관세 인상 조치는 이미 시행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에도 철강 25%, 알루미늄10% 관세를 부과했다. 다만, 그당시 우리나라는 연간 263만 톤까지 무관세 혜택 덕분에 수월하게 철강을 수출해왔다.
미국 내 자국 우선주의 입장에선 합당한 조치이지만, 이를 감내해야 하는 국내 기업들은 곡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번 조치가 계속될 경우 현대차그룹이 겪을 손해 규모는 얼마나 될까?
4조원 손해 예상, 기아는 멕시코 문제로 피해 눈덩이 우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내에서 연간 90만 대 정도 팔고있다. 미국 현지 35만 대, 나머지 55만 대는 대부분 한국에서 수출된 물량이다.
기아 역시 미국에서 35만대, 우리나라 30만대 정도 생산 하고 있으며, 멕시코에서도 15만대나 생산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야기한 보편관세 10%가 적용되면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무려 1조9000억 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영업이익 14조2000억 원의 13% 이상 손해를 보는 셈이다. 심지어 멕시코 관세까지 더해질 경우 직격탄을 맞는 기아는 무려 2조원에 달하는 피해를 겪게 된다. 이를 모두 합치면 현대차그룹내에서만 4조원이나 깎이는 셈이다.
그동안 현대차가 수십조원을 쏟아부으며 꿈꿨던 미래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는 규모다.
가장 큰 문제는 현대제철
미국발 직격탄 최대 피해자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관세 부과를 현실화할 경우, 현대제철은 미국 수출 물량을 줄이거나 현지 생산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현대제철은 현재 미국 내 생산시설 없이 전량 국내에서 생산 후 수출하는 구조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를 포함해 GM, 포드 등 20여 개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100만 톤 이상의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이번 이슈로 인해 미국 내 강판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되면 미국 현지 철강사에 점유율을 빼앗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비해, 현대제철은 작년 11월부터 미국 내 제철소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제철소 건립은 국가단위 예산이 드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실제로 10조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며, 서둘러 착공 하더라도 최소 2030년에 이르러서야 완공된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현지 강판 조달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와 현대제철소 살리기 둘 다를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과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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